관봉권이란? 돈다발 띠지의 비밀

'관봉권'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고액 현금 뭉치를 의미하는 은밀한 용어로 통용됩니다.

 

정부 기관이 직접 봉인하고 보증했다는 뜻의 '관봉(官封)'은 실제로는 불법 자금이나 비자금의 유통 경로에 자주 등장하며, 그 출처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특징을 지닙니다.

 

이 글에서는 관봉권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고액 현금 거래의 은밀한 통로가 되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관봉권,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관봉권'은 한국조폐공사에서 검수를 거쳐 인쇄한 새 돈(신권)을 한국은행에 전달할 때 사용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조폐공사는 인쇄된 지폐의 액수와 상태를 꼼꼼히 검수한 후, 이상이 없음을 보증한다는 의미로 십자 모양의 띠지를 두르고 비닐로 밀봉합니다. 이렇게 완성된 지폐 뭉치를 바로 '관봉권'이라고 부릅니다.

 

 

관봉권, 은행에서는 어떻게 유통되나요?

 

관봉권은 한국은행에서 검수 및 포장 과정을 거친 신권이므로, 한국은행과 시중은행에서는 별도의 액수 확인 절차 없이 그대로 취급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과거에는 한국은행에서 '관봉'이라는 용어를 신권과 동일하게 사용하기도 했으나, 이는 일제강점기 때 사용하던 용어라는 설명에 따라 현재는 '제조화폐' 또는 '신권'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5만 원권 관봉권, 특별한 점이 있나요?

 

특히 5만 원권으로 구성된 1000장 묶음, 즉 5000만 원 관봉권은 여러모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5만 원권이 처음 발행될 당시, 기존만 원권에 비해 부피가 확연히 줄어들어 뇌물이나 비정상적인 경로로 사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조폐공사는 이러한 우려를 바탕으로 5000만 원을 하나의 비닐로 포장하고, 이러한 묶음 10개를 다시 묶어 총 5억 원 상당의 관봉권으로 한국은행과 시중은행에 공급합니다.

 

 

한국은행은 매년 은행별 점포 수 등을 고려하여 신권 지급 한도를 배정하고, 각 은행은 필요한 시기와 금액을 결정하여 신권을 수령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때 관봉에 찍힌 일련번호 등이 별도로 관리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관봉권에 찍힌 번호만으로는 그 돈의 정확한 출처나 유통 경로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일반 고객은 관봉권을 받기 어렵다?

통상적으로 은행에서는 관봉권을 일반 고객에게 그대로 인출해 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일부 강남권의 프라이빗뱅킹(PB) 센터에서는 관봉권이 유통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5억 원 이상의 고액을 현금으로 인출하는 VIP 고객에게는 미리 준비된 관봉권을 전달하는 사례가 있기는 합니다.

 

 

기업의 경우, 명절을 앞두고 임직원에게 지급할 목적으로 5000만 원에서 1억 원가량의 신권을 요청할 때, 일부 관봉권을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대통령실과 관봉권의 관계

 

과거 청와대와 현재 대통령실 또한 관봉권의 주요 유통 경로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공적인 목적이나 직원 개인에게 지급할 자금이 필요할 때 신권을 인출하여 사용합니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과 거래하는 은행에서는 항상 신권을 준비해두고 있으며, 관봉권을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통령실이라는 신뢰할 수 있는 거래처와 공적인 용도라는 점을 감안하여, 은행에서는 자금의 출처나 인출 목적 등을 일일이 묻지 않고 관봉권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특별한 경우, 관봉권의 소유자는 누구일까?

결론적으로, 만약 누군가가 관봉권을 보유하고 있다면, 다음과 같은 경우로 압축해 볼 수 있습니다.

 

• 프라이빗뱅킹을 통해 5억 원 이상을 인출한 경우
• 기업의 자금 관리 부서 소속인 경우
• 대통령실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최근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금고에서도 수백억 원에 달하는 관봉권이 발견되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는 관봉권이 때로는 예상치 못한 경로로 발견되기도 함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관봉권의 종류: 신권과 사용권

관봉권-띠지

 

관봉권은 한국은행이 화폐에 이상이 없음을 보증하는 '신권'(제조권)과, 금융기관이 한국은행에 수납한 화폐를 검수한 뒤 다시 포장하는 '사용권'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검수한 사용권을 5천만 원 단위로 비닐 포장하여 유통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관봉권'은 단순히 돈다발에 둘러진 띠지를 넘어, 화폐의 제조부터 유통, 그리고 때로는 특별한 사건과 연결되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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